회사는 멀쩡히 잘 다니고 있다.
50이 다되어가는 나이를 생각해보면 이젠 좀 더 stable하고 전문적인 역할을 하는 업무 중심으로 일을 하게 된다.
물론 한국에서라면 회사를 떠나야하는 기로에 서있어야하는 시가에 들어간 시점이니 이직은 생각은 하지만 쉽게 이루어지기 힘든 일이다.
학위후 14년 경력 중 1년 반을 제외하면 대부분 OEM이라는 장비 제작사에서 설계, 엔지니어링을 해온 바탕이 있는지라 개발 또는 장비 설계를 하지 않는 EPC에서의 업무는 상대적으로 긴장되며 문서 중심의 노동 같은 것들이다.
고객사 및 EPC 경험을 해보고 싶어 이직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편하게 느껴지지만 커리어적인 면에서는 뭔가 부족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커리어 골을 회사로 둔다면 상위 업체인 utility, operation 업체가 되겠고 차선책으로는 process 를 공급하는 라이센서 정도가 될 수있다.
아니면 연방이나 정부와 관련된 업무 정도를 생각하던 2023년이었다.
2023년 한해동안 도전해보고 안되면 그냥 여기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한다는 나름의 의지를 가지고 보냈다.
정리해보니 10여개 회사와 인터뷰를 했고 그중에서 오퍼를 받은 곳도 있었다.
내 직무는 Mechanical engineer이고 Rotating equipment에 집중되어 있는 엔지니어링이다.
거의 모든 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장비이고 그중에서는 공정에 큰 영향을 줄 수있기 때문에 시니어급이상이 되면 같은 Mechanical engineer라 해도 Rotating과 Static/Fixed equipment는 구분되어 있다.
1. Messer America
https://www.messeramericas.com/
Messer라는 유럽에 본사를 둔 Air separation 비즈니스를 하는 미국 법인이다.
주로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하지만 몇년 전 같은 업을 하는 Linde gas 사업을 인수하여 미국법인을 출범했다.
ASU 라고 하는 이 영역은 한국에서 일할 때 당시 메인 고객이었고 공기에서 N2 같은 가스를 분리하는 공정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중요하게 보는 고객이다.
휴스턴에 새롭게 오피스를 만들면서 Senior machinery engineer 포지션으로 지원했었다.
HQ는 뉴저지의 Bridgewater에 있고 팀원 대부분도 거기에 있는 상태라 거의 remote 같은 근무형태이다 (출근을 하지만 일을 하려면 그쪽과 해야하기 때문에).
필리핀에 있는 리쿠트터를 통해서 진행했고 간단한 HR 스크리닝을 거쳐 3명과 기술 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했었다.
난이도가 꽤 있었던 인터뷰였고 특히나 chemical safety와 process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실제 업무에서 Mechanical engineer가 다루지는 않기 때문에 대답이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process engineer, process safety engineer가 따로 있고 이런 업무들은 거의 그쪽에서 정해져서 오기 때문에 보고 이해하는 수준정도이다).
오퍼는 받지 못했고 인터뷰로 만족했다 (하지만 몇개월 지나서 Linkedin 으로 리쿠르터가 연락이 오기도 한 것으로 보아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듯한 느낌이다).
전체 과정은 4주정도 걸렸다.
2. ABS
일종의 규제 기관으로 한국에서는 선급으로 알려진 미국 연방 기관 중 하나였다 (지금은 독립된 회사처럼 운영됨).
휴스턴에 본사가 있고 각종 규제, 규정, 인허가 등을 하는 곳으로 Principal Mechanical Engineer 포지션이었다.
Hybrid 근무로 월/금은 WFH, 화/수/목은 출근이다 (휴스턴 북쪽의 Woodland 지역이라 우리집에서는 트래픽없이도 한시간 거리다).
해양, 선박이 메인 비즈니스라 해당이 없을 듯 했지만 새로운 기술, fuel 공정 같은 영역을 감당하기 위해 오픈한 직무라 크게 차이나지 않아 지원을 했었다.
HR의 업무가 그렇게 효율적이지는 않아 스크리닝을 하는데에 꽤 어려웠었다 (연락이 원활하지 않아서).
시간에 쫓겨 기술 인터뷰를 잡았는데 그때가 한국 방문을 했던 때였다.
한국에 도착한 다음날 새벽에 호텔에서 한시간정도 화상인터뷰를 했다 (팀 디렉터와 팀 시니어).
일반적인 내용, 경험들에 대한 얘기로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았었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on-site 인터뷰 일정을 받았다.
같은 휴스턴권역이지만 1시간정도의 거리라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곳이었다.
On-stie 인터뷰는 30분 정도의 경력, 연구, 개발 소개 후 간단한 확인, 점검, 궁금한 사항을 나누는 시간이었고 특이하게 팀 투어까지 했다 (당시 그곳에 근무하던 지인에게 물어보니 on-site 부르면 오퍼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었다).
몇일 후 오퍼를 받았지만 샐러리 등 모든 면에서 당시와 차이가 많이 나는 조건이었고 조정은 불가했다.
연방직원처럼 pension을 적용받을 수있을까했으나 2022년이후부터는 이마저도 해당이 없게되었다.
몇번의 시도끝에 최종 조정불가 회신을 받고 오퍼는 decline 했다.
오퍼까지 8주정도 걸렸다.
3. JM (Johnson Matthey)
UK에 본사를 둔 chemcial 업체로 Mechanical Technical Authority 직무였다.
휴스턴에 오피스를 두지만 기본적으로 remote 근무 포지션이다 (풀 WFH).
HR과 인터뷰하고 팀과 기술 인터뷰를 잡겠다고 했으나 시간을 끝다 hiring freezing 으로 종료
4. SLB (Schlumberger)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oil, gas 업체로 Mechnaical engineer 포지션이다.
Rotating equipment를 포함하고 있으나 이 업체에서 왜 이 직무가 필요한지는 의문이었다.
근무형태는 얘기가 없었고 깊게 얘기를 듣고 싶었으나 HR과는 간단한 스크리닝 정도만 했고 기술 인터뷰를 잡겠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그후로는 연락이 없다 (그냥 종료).
5. P66 (Phillips 66)
휴스턴에 본사를 둔 Oil, Gas 업체로 Phillips Petroleum Company 를 전신으로 둔 업체이다.
Refinery도 운영하는 최종 고객사 중 하나로 Compression equipment Category manager 직무였다.
엔지니어가 아닌 procurement 쪽 업무라 매칭도가 떨어지지만 background는 연관성이 있어서 지원했었다.
1차는 온디멘드로 하는 인터뷰로 그냥 경험해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끝..이런 형태의 인터뷰는 극혐이다. 혼자 컴퓨터 카메라 보고 올라오는 질문에 1분여동안 혼자 답해야하는 그런 상황이 어렵다.
6. Aramco
https://americas.aramco.com/en
사우디에 본사를 둔 명실공히 oil, gas 업계의 포식자로 휴스턴에 있는 미국 법인인 Aramco Services Company에서 오픈한 Engineering Specilist 이다.
WFH 없는 풀 출근으로 다운타운을 오고가야한다.
이전에도 비슷한 포지션들이 여러번 올라왔었는데 계속 올라오는 이유가 궁금했었다.
HR 인터뷰를 거쳐 다운타운에서 on-site 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3명 (Manager, Fellow, Quality) 과 얘기를 했는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관점이 많이 다르구나 싶었다.
주로 pipeline에 관심을 두고 있는 듯 싶고 내 전문인 compression system은 사이드 같은 느낌.오퍼는 없었고 그냥 사람만나본 걸로 만족
7. Siemens
https://www.siemens.com/global/en.html
독일에 본사를 둔 에너지 섹터의 강자이다.
미국 전역에 많은 비즈니스 유닛이 있으며 휴스턴에도 몇곳이 있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Mechanical engineer로 Fronend Engineering 포지션인데 아마 proposal 설계를 중심으로 하는 직무인 듯싶었다.
Specialist로 다시 돌아가볼까라는 생각도 있어서 시도해봤었다.
스크리닝을 거쳐 미국, 인도에 있는 같은 팀 동료들과 하는 기술 인터뷰를 했었다.난이도가 있다기 보다는 까다로운 애기들 (기술적인 것 보다는 일상적인 질문들)이 오고 갔었고 큰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부담은 없었다.
진행과정을 알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특징이었고 갑자기 인터뷰했던 매니저가 연락와 오퍼 얘기를 했었다
그만큼 예상하기 힘든 곳이다.
하지만 샐러리 갭이 너무 컷다 (심지어 이전에 있었던 일본계 OEM에 있을 때보다 더 낮게 나온거라 decline했다).
8. B&V (Black and Veatch)
캔자스에 본사를 둔 EPC 기업이다.
EPC로의 이동은 우선 순위가 아니었지만 당시 회사에 프로젝이 너무 없는 상태로 overhead로 잡혀 있어서 부담이 있었던 시기였기에 지원을 해봤다.
Senior Mechanical Engineer 였고 메인은 rotating equipment 이다.
팀은 모두 캔자스에 있으나 휴스턴에도 오피스가 있어 Hybrid로 근무할 수있었다 (2일 WFH, 3일 출근).
처음엔 그냥 탈락이었다 (보통 EPC 업계와 달리 PE를 중요하게 보는 듯 싶었는데 그게 크게 작용한 걸로 보인다. 아직 PE가 없기 때문에).
그런데 갑자기 기술 인터뷰를 하자 해서 이건 뭐지 했던 기억이 있다.
2명과 화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기술적인 얘기를 좀 많이 했다.
얘기하면서 여기는 아니구나 싶었고 예상대로 오퍼는 없었다.
9. Air Liquide
프랑스에 본사를 둔 Air separation 업체이다.
Linde, Air product와 더불어 주요 ASU 고객중 하나인데 휴스턴 오피스에서 올라온 Senior Rotating Equipment Expert 포지션이다.
오피스는 메모리얼 지역이라는 곳에 있고 풀 출근과 50% 이상의 비율로 국내 출장을 다녀야한다.
15+ 이상 경력을 요구하는데 주로 operation하는 plant 장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듯 싶다.
HR 시스템이 그리 좋지는 않았던 느낌이고 (리쿠르터와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았다), 설계, 엔지니어링을 하던 나와는 좀 맞지 않는 곳이라 진행은 하지 않았다.
10. Honeywell UOP
이전에 쓴 글이 있다.
Lead Mechanical Engineer (Rotating equipment) 포지션으로 이게 가장 최근에 마지막으로 한 인터뷰이고 6개월을 끌 정도로 길게 갔던 곳이다.
HQ는 일리노이의 시카고 근교인 Des Plaines라는 곳에 있으며 Hybrid (2일 WFH, 3일 출근)로 근무한다.
팀이 모두 HQ에 있기 때문에 오프된 근무장소는 Des Plaines 였다.
이게 걸림돌이라 처음엔 오퍼를 decline 했지만, 팀에서 근무처를 휴스턴으로 바꿔줬다.
라이센서 업체에서는 Mechanial engineer 포지션이 올라오는건 드문일인데 근무지를 바꿔 줄 정도로 좋게 봐줬기에 최종적으로는 오퍼를 accept하고 이젠 옮겨가는 일을 하는 과정에 있다.
이곳에서 커리어를 마무리 할수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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