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아요/직장 이야기

미국에서 이직하기

Dr. Kim 2024. 5. 3. 12:23

이제 6년을 채워가는 미국 이민 생활 중 다시 한번 이직을 하게 되었다.

EPC 업을 하는 회사에 있는 지금 회사 생활 대부분은 만족스럽지만 커리어적인 면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설계업무를 직접하다 관리하는 일이 주가 되다 보니 기술적인 한계를 더 느끼는 이유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value chain이라 부르는 업계의 생태계에서 조금 더 위쪽으로 가고 싶은 욕심이 더 큰 이유가 있다.

흔히 말하는 운영 업체들로 진입하려 애써봤지만 그들은 운영, 정비 등 실제 장비의 가동 경험을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 경력으로는 제한이 뚜렸하다.

나이도 있는지라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공정 라이센서를 가지고 있는 업체를 도전해봤었다.

이젠 더 이상 옮기는 것도 은퇴를 생각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에 최종 정착지라는 바람을 가지고 도전한 과정이다.

 

2023년 말 한 라이센서 회사에서 내가 하는 직무가 오픈되었었다.

주로 공정 설계를 하는 곳이라 대부분 Chemical 베이스를 가진 직무가 많은데 특이하게 Mechanical engineer 그중에서도 Rotating equipment 담당을 찾고 있는 것이다.

지원 시기가 연말이었던 지라 마음을 비웠는데 1월 초 screening interview 요청이 왔다.

회사마다 채용과정이 각각 다른데 여기는 HR과의 인터뷰를 내가 스케줄링을 한다.

그리고 모든 단계를 할 때마다 화상으로 연결해서 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다.

 

원하는 또는 가능한 시간을 고르면 일정이 확정되고 MS Team 링크가 같이 오면서 확인이 된다.

 

HR과의 인터뷰는 단순 스크리닝이다.

직무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것과 HR이 하는 일상적인 질문들 위주로 이루어지고 이 결과를 그대로 팀에게 전달하면 Hiring manager라는 한국으로 치면 팀장이 기술 인터뷰를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거의 바로 이어서 팀과 2차 기술 인터뷰 일정이 공지되었다.

요즘엔 on-site보다는 전화 또는 화상으로 하기 때문에 서로 일정만 맞으면 더 많은 사람과 인터뷰를 할 수있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이때는 두명과 30분 정도 간단한 기술 인터뷰를 했다 (Hiring manager와 팀의 Fellow 였다).

Hiring manager는 chemical 베이스라 간단한 확인 정도였지만 fellow는 35년 넘은 mechanical engineer였다.

난이도가 있는 얘기과 경험, 해결책을 물어봐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HR에서 한 스크리닝 같은 개념의 인터뷰에서 깊게 치고 들어온 것이다.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대답을 했지만 내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해서 이걸로 끝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on-site 인터뷰를 하자는 연락이 왔다.

나는 휴스턴에 있지만 HQ는 시카고 쪽에 있고 이 포지션은 시카고 HQ에서 일해야하기 때문에 거기로 오라는 거다.

비용은 다 부담이라 일정에 맞추면 되었지만 이후에 다시 MS Team으로 하는 화상 인터뷰로 바뀌었다.

 

이전에 한번 인터뷰했던 Fellow, 팀 동료 2명, HR 담당자와 각각 따로 따로 하는 인터뷰가 이어졌다 (이게 3차).

1:1, 또는 1:2 로 하다보니 정말 깊고 실질적인 질문들이 오고갔고 역시나 나에게는 도전적이었다.

가장 크게는 언어적인 것인데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그림이나 다른 툴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있지만 화상인터뷰를 하면 오롯이 말로만 해야해서 난이도가 더 높다.

뭔 얘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는데 끝나고 난 후 와이프가 왜 그렇게 더듬거리냐고 할 정도였다.

 

1월에 모든 것이 다 끝나는 숨가쁜 인터뷰 일정이었다.

이런 업체에서 나같은 포지션이 잘 나오지 않은데 오픈한 이유는 담당자가 승진해서 다른 직무로 빠져나갔기 때문이란다.

그 사람의 대체가 필요했기 때문에 기술적인 백그라운드가 좋은 사람을 찾고 있다는 설명을 계속해줬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고 그래서 나는 더 어렵겠구나 싶었다 (특히, fellow의 인터뷰에서 갈렸다고 생각할 정도로 못했다).

 

그리고 4월이 될때까지 아무 연락이 없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된거다).

당시만 해도 시카고로 이사가는걸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 후 둘째는 집에서 다닐 수있는 대학으로 가겠다고 결정했고 다른 도시의 대학에 다니던 큰아이도 집에서 다니겠다고 신청한 transfer가 최종 admission을 받아버렸다.

즉, 두 아이 모두 집에서 다니겠다는 상황이라 이사는 포기했다 (그렇기에 아쉽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8학년인 막내는 친구들과 같은 고등학교 간다고 기대하고 있고 대학도 역시 집에서 다닐 수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하는 상황이라 더 어려워졌다.

 

마음을 비우니 한결 가볍다.

지금 회사에서는 신규 프로젝이 시작되면서 일이 몰려있는 바쁜 일상을 살던 중 4월에 들어서면서 해외 전화번호로 문자가 하나왔다.

국가번호가 콜롬비아로 찍혀서 당연히 scam이라 생각했었는데 이게 리쿠르터가 있는 곳이란다.

Global 회사다보니 담당자들이 각 지역에 있게 되는 상황이었고 내 담당은 콜롬비아에 있었다.

의심 가득히 얘기를 했는데 final stage라고 팀에서 얘기를 하고 싶단다.

다 끝난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이유를 물어보니 오퍼를 주겠다는 얘기다.

 

Hiring manager와 직접 얘기를 했다.

이런 저런 설명, 왜 딜레이되었는지 (큰 이유는 회사의 회계연도 마감과 맞물려서 홀딩되었었단다), 팀의 상황이 어떤지, 내가 꼭 합류했으면 좋겠다는 등등을 얘기하고 오퍼 레터를 주겠다고 해서 받았다.

나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relocation이다.

휴스턴에도 거점이 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도 물어봤지만 HQ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했었던 상황이라 이사는 필요했다.

가족과 얘기하고 회신주겠다고 시간을 벌었다.

몇일간 깊은 얘기를 한 끝에 내린 결론은 decline이었다.

고민 끝에 고맙지만 갈 수없는 상황을 전달하고 끝냈다.

그 시간이 오전이었는데 퇴근 시간이 다 될 무렵 HR에서 다시 연락이 와서 팀에서 좋은 얘기를 해주겠단다.

뭔가 했더니 휴스턴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딜이었다.

결국 다시 공은 나에게 돌아왔고 몇가지 일반적인 확인을 하고서 최종 결정으로 옮기기로 했다.

 

바로 이어지는 오퍼 수락, Drug test, Background check, pre-onboaring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Drug test는 별 이상없는 걸로 나왔고 (연락이 오지 않았으니), background check으로 7년의 경력, 최종 학력, SSN 조회 등을 통해서 범죄사실 등을 확인한다.

그래도 확실하게 해야하는 일이라 최종 확인이 되어야 나는 지금 회사를 정리할 수있다.

다시 한번 아쉬운 이별을 해야하고 내 커리어의 마무리를 옮기는 곳에서 하는 준비를 같이 해야한다.

작년 12월부터 거의 5개월을 보내면서 진행된 이직 상황이다.

 

옮기는 회사는 Honeywell UOP라는 곳이다.

UOP라는 회사로 있다 Honeywell로 합병된 Oil, Gas 분야에서 독보적인 라이센서를 가진 회사이다.

개념, 기본 설계 위주로 process 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Mechanical은 그 공정을 구현해주는 장비들을 선정하고 설계하는 업무를 하게된다.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이지만 성능과 전체 시스템 균형을 맞추는 것에 좀 더 집중될 것으로 예상해서 지금 EPC 업무보다는 설계에 조금 더 가깝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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