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휴스턴에 있는 Machinery 회사로 이직한 후 본사가 있는 히로시마로 한달간 출장을 다녀왔다.
유학시절 장학재단에서 하는 여행으로 가본적이 있는 히로시마에 다시 가는 기분이 묘하더라.
지금 일하는 곳은 MHI 계열사로 일본에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중공업 업체이다.
한일관계가 그리 좋지 않은 시기에 가는 일정이라 걱정도 많았지만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더라.
우리 회사는 6시간이상의 해외 출장일 경우 비즈니스 클래스를 준다.
미국에서 역으로 일본으로 가는 여정이니 클래스는 당연 비즈니스고 출장 여정을 잡을 때 비행기편도 어느정도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출발 일정은 ANA, 돌아오는 일정은 같은 얼라이언스인 유나이티드이다.
처음 타보는 장거리 ANA는 한국 항공사에 못지 않은 편한함과 친절함이 있었다.
출발하는 비행기에서 부터 일본어로 반겨주었고 내자리를 담당한 승무원은 내가 내릴 때 한국여권을 들고있자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일본에 있는 일정 내내 영어보다는 일본어를 더 많이 사용했다.
휴스턴은 아직 뜨거운 9월, 히로시마는 그 뜨거움과는 차원이 다른 습함을 가득안고 기다리고 있었고 기억 저편에 남아있는 장소들은 그대로 반겨주었다.
국제선을 타기 위해서는 처음 가본 IAH
휴스턴은 나리타 직항 노선이 있어서 편리하긴 하다 (지금은 하네다로도 생겼다).
붐비지 않는 곳이기도 하고 비즈니스 클래스 라인을 이용해서 더 막힘없이 진행되었다.
나리타까지 데려다 줄 ANA B-777
그리고, 첫 경험인 ANA 비즈니스 클래스
독립적인 공간이라 방해받지 않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히로시마 본사의 구 본관과 새로 지어 옮겨간 본관
히로시마의 상징과도 같은 평화기념공원...
원자폭탄이라는 엄청난 무기의 희생양이었음만을 강조한 곳이다.
원폭돔과 그안에 있는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
히로시마는 나가사키와 더불어 거의 파괴되어 다시 재건한 도시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거의 첫번째로 들르는 곳이 이곳이고 제국주의의 죄와 침략에 대한 반성보다는 피해자임이 더 많이 드러나는 곳으로 역사를 안다면 불편함과 또 그 아픔이 느껴지는 곳이다.
그 속에 작게나마 한국인 희생자 위령비가 세워져있다.
이게 유명한 평화의 횟불과 원폭돔
2000년대인가 일본 방송에서 Harold Melvin Agnew 박사 (미국 Los Alsmos National Laboratory에서 근무한 핵물리학자로 일본에게 뼈아픈 원폭 제작에 참여한 분이고 히로시마 투하 당시 그 유명한 버섯구름을 찍은 당사자이다. 2013년 사망했다) 를 초청하여 미국으로부터 후회, 참회, 미안함을 듣고자 했으나 Agnew 박사는 단호히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원폭 피해자를 직접 데려와 인터뷰를 하면서 계속 유도했으나 그런걸 원한다면 당신네 정부에게 하라고 했다.
일본이 먼저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에 타격을 줬고 자신은 거기서 수많은 친구를 잃었는데 그것과 전혀 다를바 없다는 것이다.
과학자로써의 단호함을 느꼈다.
암튼, 이곳은 일본이 전쟁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이라고 주장하는 아주 좋은 장소로 삼고 활용하고 있다.
여긴 한쪽에 있는 한국인 피해자 위령비
예전 방문했을땐 있는지도 몰랐던 곳이다.
몰랐던 죄송함과 아쉬움을 담아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던 곳이다.
나름 출장을 즐기는 타입이라 거부감은 없지만 이번 방문은 시기도 시기였고 왠지 모를 불편함도 있었다.
좀 더 나은 관계가 유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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