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아요/직장 이야기

Communication, 의사소통

Dr. Kim 2020. 12. 3. 05:17

회사에서의 업무는 거의 대부분이 다른 사람, 부서와 협력하여 하는 것이다.

이건 기본이자 모든것이라 보면 된다.

생활을 하다보면 소통이 안되요, Communication이 안되요 하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 주제를 한번 써보려고 한다.

Communication의 어원을 보면 "Communicare" 라는 나눔, 공감, 공통이라는 것에 있다.

이걸 잘 생각해보면 소통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다.

일방적이 아닌 쌍방적이어야 하는게 소통이다.

그런데, 언어가 같다고 소통이 잘 될까? 문화가 같다고 소통이 잘 될까?

조직적인 문화가 강한 한국 사회의 경우엔 이 소통을 말 잘듣는 것, 하라는데로 잘 하는것, 내 의견을 말하고 그것에 따라와야 하는 것 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국 기업에 재직 중일때도 최대의 화두는 소통이었다.

회사가 아이덴티티를 정비하면서 내세운게 도전, 소통, 신뢰였다 (아~~ 그렇지.. 그런 회사가 타 그룹으로 넘길때 아무런 소통이 없었다는건 충격이었지)...

실제 나조차도 이직한 회사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는 사람이라는 얘기도 들어봤다.

이때도 충격이었지..

 

내가 생각하는 소통이란, 언어, 문화, 이해, 공감, 나눔을 하는 것이다.

일을 함에 있어서, 공통된 목적 또는 목표 (프로젝의 성공으로 대변된다)를 위해서 잘 계획하고, 분담하고, 공유하면서 가게 된다.

이때 나의 계획, 일정, 방향, 의도 같은 것들이 팀의 다른 사람들과 잘 공유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것들을 내가 잘 알고 있는지도 생각해보자.

이 두가지가 잘 되고 있다면 그건 분명 건강한 조직이다.

같은 언어를 쓴다고 이게 잘 되는건 아니다.

외국에서 일하거나 외국인들과 일할 때 언어 때문에 소통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를 보는데, 정확하게는 언어의 제약이 있는 것이지 소통이 안되는 건 아니다.

지금 미국 오피스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일하는데 언어는 약간의 제약이 있을 뿐 소통이 안된다고 하는 경우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어떤 계획인지에 대한 것들이 상대방과도 공유되고 얘기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상대방도 그렇게 해야한다.

 

몇가지 사례로 보면,

한국 S 계열사 근무 시절, 장비 설계 이력, 규격, 조건 같은 것들을 과제 수주 활동을 위하여 파악하고 활용해야하는데 개발을 했던 이력이 있는 이 정보들이 (우리는 레퍼런스라고 한다) 제대로 공유되고 있지 않았다.

일부 아는 사람들만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고, 그마저도 접근권한이 필요한 것이었다.

이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했던 기억이 있고 있는 동안엔 과제를 위해 설계 했던 정보들을 정리해서 공유해줬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규 라인업도 개발을 했었다.

이런건 그나마 좋은쪽으로 갔었던 경우이지만 그반대도 있다.

한국 D 계열사로 이직하고 일하던 때, 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리퍼런스도 없고, 제한적인 경험으로 난항을 겪고 있었던 때 외부 업체와 손잡고 개발을 진행했고, 해외에 법인을 만들어 현지 경험있는 엔지니어를 활용하였다.

그런데,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상하리만큼 자신의 경험, 자료를 서로 공유하고 있지 않았다.

요청을 해도 그런걸 왜 달라고 하느냐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는데 그나마 공유하는 자료를 봐도 전체 내용을 이해하기 상당히 어려웠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금도 그렇다더라)...

그럼에도 일을 하고 있는게 신기할 정도였는데, 이런 조직에서 내가 소통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으니 얼마나 충격이었을지...

미국으로 와서 잠시 거쳤던 업체 이후, 지금 일하는 곳에서는 우려했던 이런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내가 채용된것도 이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인데, 일본 본사에서 기본 설계를 하고 있고, 이곳에서는 상세설계와 업체 관리를 주로 한다.

우리 오피스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서로의 자료, 정보, 이력을 공유하는데에 망설임이 없다.

시스템으로 검색이 되게하고 검색이 안된다해도 요청하면 확인하고 공유해준다.

우리도 우리의 경험과 자료들을 다 남기고 공유해주고 있다.

일을 할 때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이 필수이다.

사람의 오류가 있으니 한번 더 확인하고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우리는 나 한국인, 본사 일본인, 우리 오피스에도 일본, 미국인, 협력업체들은 미국인 등 다양하게 협력한다.

언어가 힘들지만 그래도 서로 소통이 안된다 얘기가 안된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미국에서의 일반적인 조직생활은 전적으로 개인 담당자가 모든 것을 진행시킨다.

문제를 찾고, 고민하고, 해결방안은 어떤게 있는지, 그 일정과 방법은 어떻게 할것인지도 스스로 도출하고 이끌어 간다.

매니저가 기대하는 것도 해결방안까지 다 가지고 오는 것이고 이것을 가이드하고 담당자가 하기 어려운 것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적극적으로 일한다는 개념은 이런게 아닐까 생각하는 중이다.

큰 틀에서의 담당업무는 있지만, 세부적인 업무 지시를 하지도 일을 주지도 않기에 일상적으로 이것을 생각하고 고민한다.

초기엔 이런것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것도 하나의 큰 경험적인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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