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살아요/나들이 이야기

힐링 헌츠빌 주립 공원

Dr. Kim 2021. 3. 1. 11:33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있었던 캠프 예약

2월말 헌츠빌 주립공원 예약을 해두고서는 완전 잊어버리고 있었다.

Winter storm으로 인해 몇일간 멘붕 상태였던 탓에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미리 예약을 해둔거라 이걸 어찌할까 상당히 고민했다.

Live stream으로 하는 것이지만 큰아이 choir 프로그램의 연간 행사도 있었고 날씨도 비가 온다는 예보까지 있어서 안가려고 했었는데 1박은 포기하더라도 하루는 가자고 해서 서둘러 짐을 챙겨 토요일 오후에 들어갔다.

예약은 꽉 차 있었지만 빈 사이트들이 꽤나 있었다.

텍사스 정전 사태의 여파가 꽤나 커서 주택 오너들은 보수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일수도 있다.

 

큰아이와 둘째는 집에 남겨 두고 (이젠 잘 안가려고해서) 막내만 데리고 간단하게 준비해서 사이트를 꾸렸다.

RV를 위한 사이트라 텐트는 그 안쪽 그라운드에 세팅하지만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서 바닥으로는 괜찮을 듯 싶어 차를 앞쪽으로 옮기고 자리를 잡았다.

새벽에 비가 조금 내려서 여기에 세팅한 건 꽤나 잘 한 것 중 하나다.

이틀 내내 흐린 날씨라 분위기가 좀 그렇지만 한가족이 온 곳도 있고 몇 가족이 같이 온 곳도 있다.

우리는 우리가족 위주로 다는 캠퍼라 여러팀이 같이 오는걸 좋아하지 않는데, 우리 옆 사이트에 무려 4가족이 와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도 어려서 늦게까지 떠들고 아침엔 새벽부터 일어나 시끄럽게 해서 편한 밤은 아니었다 (가장 피하고 싶은 이웃이 여러 가족이 같이 온 것인데).

어린 아이들까지 있기에 이해는 된다만 그래도 이런 민폐는 주지 말아야지...

 

먹거리는 간단하게...

캠핑을 갈때 먹거리는 간단하게 하는 편이다.

한국과 달리 설겆이와 음식물 버리는 곳이 없기도 하고 집에서도 먹는 것으로 늘 신경쓰는데 여기서만큼이라도 손이 덜가게 준비를 한다.

큰아이 choir에서 하는 이벤트로 신청한 식사와 김밥을 가져가 호수를 보면서 저녁을 먹고 파이어를 준비했다.

사이트 중간 중간에 있는 파이어 우드 판매소

상주하면서 도와주는 분들이 있는 곳인데 $5에 10개의 장작을 가져갈 수 있다.

비싼 것인지는 비교를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오늘은 한번 해보자 해서 가지고 왔다.

이곳 캠핑장은 대부분 파이어 할 수 있는 곳이 같이 있다.

한국에서는 화로대까지 가져가야했지만 여기선 있는 곳을 그냥 쓴다.

저녁 live stream으로 하는 choir 이벤트를 보고, 잠시 불멍하다가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침엔 늘 그렇듯 사이트 정리를 하고 트레일 코스를 돌았다.

지난번에 가보지 못한 코스로 1.7 마일 정도 되는 둘레길을 천천히 돌았다.

아침 시간이라 오가는 사람도 없고 조용하고 한적하게 걸었다.

평지 수준이라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게 50여분을 걷는다.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기에 가능한 사진들..

오가는 사람도 없으니 이렇게도...

그리고 이건 개미 소굴...

부지런히 자기들의 집을 만들었나보다.

꽤 큰 규모의 개미집들이 엄청 모여있다.

붉은 개미들인데 이넘들은 조심해야한다.

오래된 고목들은 쓰러지기도 하고 썩기도하는 등 자연스러운 그대로를 놔두고 있다.

대부분의 국립공원, 주립공원들은 인위적인 터치를 최대한 줄이고 방문객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면서 이용하게 한다.

위험해보이는데도 안전장치도 없는 곳들이 많다.

자연 그대로를 유지한다는 관점에서는 좋지만 사람의 관점에서는 위험을 안고 가야한다는 것의 차이가 있다.

개인의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미국의 마인드가 그대로 보이는 것들이다.

 

막내는 아직은 어려서인지 같이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아빠의 예쁜 사진 모델이 되어주고 액티비티도 즐기는 아이다.

여긴 입구쪽에 있는 다른 파이어 우드 파는 곳

이곳도 상주하는 분들이 있으면서 관리한다.

다른 주와 달리 텍사스는 주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항상 미국 국기와 텍사스 주기를 같이 걸어놓는다.

우리집에도 차고에 미국 국기, 텍사스 주기와 함께 태극기가 걸려있다.

50여분을 걷고 다시 돌아온 곳

낚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곳이다.

텍사스에서는 낚시를 하려면 매년 퍼밋을 사야하지만 주립공원 안에서는 그냥 가능하다.

다음엔 간단한 도구를 준비해야 할 듯 싶다.

그리고 악어에 대한 안내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직 못봤다.

악어보기에 좋은 곳은 브라조스 주립공원이다.

포기하려 했던 캠핑을 간단한 1박 2일로 다녀왔다.

출발할 땐 심난해서 두통까지 왔지만 하루를 보내고 나니 잘 한듯 싶다.

피곤은 했지만 푸르름 속에서 잘 쉬었고 걷기도 했다.

이런게 좋은걸 보니 나이가 들었나보다.

아이들은 그게 왜 좋냐고 하는데 우리도 어렸을 때는 그랬으니...

3월엔 봄 방학이 있고 다른 곳으로 사이트를 잡아놨기에 그때는 날씨가 좀 더 좋기를...